어제 이북 파일을 뒤적이다가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한 챕터를 읽었다. 1930년대에 있었던 중국 홍군의 대장정에 관한 부분이다. 하 수상한 시절 탓에 눈에 들어온 한가지가 있다.
홍군이 대장정 과정에서 농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실시한 것 중 여덟가지의 규칙이 있다. 옮겨보면,
홍군은 대장정 중에 지주의 땅을 빼앗아 농민에게 나누어주는 토지강령 같은 것들도 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행동 지침이 없었다면 상당부분 인심을 잃었을 것 같기도 하다. 거창한 일들도 중요하겠지만 상대방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배려하는 모습, 상대를 위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홍군을 지지하게 된 농민들은 묻어두었던 곡식도 내어주고 백군의 이동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었고 유격대로 자원해서 나서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농민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이념을 중국 땅에 실현할 수 있었다.
앞으로 민주당이나 진보 진영이 해야하는 것은 어쩌면, 거창한 일들이 아니라 자그마한 피해라도 없게 배려해주는 것, 똥누는 자리를 가리는 것 같은 것들이다. 마음을 얻는 것이 우선이다.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꿈꾼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 이런 것들 외에 중국 공산당이 대장정 과정 중에 농민의 지지를 이끌어낸 다른 요인들도 많은데 지금 이 시점에서 시사하는 것들이 많을 듯하다. 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