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기업이 잘하고 있는 것 한가지
평가 받는다는 것
2010-04-02우리들의 퍽퍽한 삶
2010-05-10인터넷 뉴스 댓글에 정부와 대기업은 줄창 씹히는 ‘껌’이다. 그래도 한가지 잘하는게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글로벌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다르게 얘기하면 종교적 신념에 가까웠던 ‘국가’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이 잘되어야, 우리나라가 잘산다”라던 사람들은 삼성이 몇년간 조단위의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나와 나의 주변 사람들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지?라는 생각에 뭔가 배신감 같은 걸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간다고 좋아했지만 정작 공장은 해외로 이전하고 대기업이 벌어들인 막대한 수입은 그냥 금고에 현금으로 잠겨져 있을 뿐 풀리지 않는다.
심지어 죄를 저지른 것까지 눈감아 줬는데 정말 그러기야? ‘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고 해봐야 별로 득될게 없구나 라는 생각. 드디어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통신업체와 휴대전화 제조사들의 농간에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말많은 ‘아이폰’의 잡스형님 덕이다. 동영상 하나 봤더니 데이터통화료가 몇백만원나오는걸 두고 어째 아무 생각없이 쓰냐며 무식한 사용자를 탓했다. 동영상은 음성 통화하는 것보다 많은 데이터를 유발해서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러길래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아이폰이 들어오고 스마트폰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무선랜망을 써서 공짜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어떤 사람은 스마트폰에서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어서 공짜로 혹은 아주 저렴하게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게다가 그동안 한국 판매모델은 동일한 외국 판매모델에서 무선랜 등등 ‘스펙다운’된 체 판매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잘들 뽑아드셨구려.
잡스형, 고마워.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인 줄 알았던 ‘네티즌’들은 이제 외국 사이트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수사한다면 이메일을 통째로 뒤지는 경찰과 검찰의 무대포에 메일 계정을 구글등 외국 사이트로 옮긴다. 멋지게 망명이라고 하지만 넷세상에 국가가 무슨 소용이랴.
우리나라 사이트는 주민번호 넣고 회원가입해야 댓글하나 쓸 수 있는데 외국 사이트는 주민번호 없이 회원가입하고 쇼핑까지 할 수 있다. 인터넷 실명제는 더 강화하는 쪽으로 바뀌고, 그러는 동안 자신의 개인정보가 10원도 안되는 돈에 팔리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주민등록된 거의 국민의 개인정보가 중국인들 손에 들어가 있다고 까지 얘기한다.
대한민국 인터넷 강국 맞아?
이제 넷세상을 뒤지던 사람들은 외국 사이트에서 바로 쇼핑해서 항공우편으로 관세까지 다 물어도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싼 물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래서 꼭 무역회사 직원이 아니라도 환율에 민감하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 환율을 인위적으로 내리는 정책이 곧 국가 전체를 위한 일이 아닌 것도 이제는 안다.
그건 그냥 ‘에이, 씨. 한 돈 십만원 더 나가게 생겼네. 미리 살걸. 도대체 도움이 안되는군. ‘ 하고 푸념을 유발할 뿐이다.
외제차에 대한 반감도 이제는 거의 없다. 아니 이젠 오히려 국산차에 대한 반감이 생기고 있다. 현대차가 외국에서 잘나간다고, 자동차 전문 잡지에서 좋은 평을 받아 별을 많이 받았다고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좋아라 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수용이랑 수출용이랑 사양이 다르단다. 그 배신감. 그럼에도 가격은 내수용 차량이 더 비싼 걸 알았을때 드는 배신감2. 또 최근 방송을 보니 다른 것도 아니고 에어백과 같은 안전장치의 사양이 현격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았을때는 배신감3 + 적개심. 그래서인지 게시판을 보면 국산차 절대 안산다는 사람도 생겼고 외제차에 대한 반감도 줄어들고 있다.
현대-기아차, 잘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도 천안한 사태와 같은 분단의 현실을 맞닥뜨릴땐 또 ‘국가’라는 종교가 스물스물 다시 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앞으로 정부나 기업이 계속 이따위로 하시면 우리 ‘국민’은 오히려 더 ‘국가’를 멀리하게 될 거다.
영어 공부를 그토록 강요했으니 글로벌하지 말란 법도 없다.
18 Comments
잼있게 잘 읽고 갑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갑자기 조회수가 많아진걸보니 다음뷰에 어디 노출된 모양이네요. 이런일 처음이네요, ^^
정치에 무관심하던 사람들마저 이명박 덕에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과 같은거겠죠.
MB를 그런 면에서나 인정을 해줘야하는 이런 서글픈 현실.
글쓴 의도와 다르게 읽혀서 그런지 조회수와 추천이 좀 빈곤할 듯.
한국사람은 수구언론의 제목 장사에 휘둘리다보니
헤드라인으로 글 전체를 인식하는 경향이 좀 있는 듯.
많이 읽혀져야 할 좋은 글입니다.
생각해보니…
제목을 좀 더 섹시하게 붙여볼 걸 그랬네요.
슬픈 현실 이군요. 사실 이제 애국심 가지고 장사하는건 인간적으로 그만해야죠…
그동안 쉽게 벌었으면 좀 뱉기도 하고 그래야죠
이런거 말고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역차별 받거나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열악한 것들이 더 많다는 것.
이게 또 슬픈 현실입니다.
더불어 우리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내 나라가 어떻게 망가진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깨달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이글…제 카페에 그대로 퍼가도 될런지요…?
공감가는 글이라서 그럽니다.
대신 출처는 확실하게 밝힐께횻~!!ㅎㅎ
정식으로 요청하셨으니 카페에 전재하셔도 좋습니다.
카페 URL도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졸필이라 저도 모르는 곳에 공개되어있으면 부끄럽거든요.
글 재미있네요ㅋㅋ 리얼한 현실의 모습을 급변하는 시장의 모습을
잘 드러내주셨네요 여러모로 동감하는 바이며
크러면 적당한 경쟁이이 있어야 하는거 같슴다. 너무 상대방이 세면 크기도 전에 죽어버리니까 안되고
그건 그렇고. 그 외국서 들여다 사는것들 뭐.. 의류및 화장품, 뭐 기타잡화 등등 을 이야기 하시는 듯? 맞나요?
저는 물건 살때 가끔 ebay 검색을 해봅니다.
PC나 카메라 주변기기들 중에 부피가 작은건 운임까지 포함하고도 반값도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송이 7일~10일정도 걸려서 그런데 우리가 좁은 나라라 다음날 받는게 익숙해서 그렇지 급한 물건이 아닌 경우는 기다릴만합니다.
진짜 국민기업이라 밀어 줬는데……
현금은 손에 산더미처럼 쥐고 어디 마땅히 투자할 곳도 없고/
돈은 계속 쌓이고.. 직원 성과금 뿌려도 남고..
뭐 한 워렛버핏 이나 빌게이츠 아니면 록펡러 처럼 재단하나 기깔나게 만들어보든가. 뭐 알아서 하것지 쌈쑹인데
동감하는 글입니다…
언제가는 정신 차릴날이 있겠지요..^^
대표적으로…
아이폰이 들어오고 나서,
SKT나 삼성 하는 짓보면 허둥지둥하는게 참, 우습죠.
동감합니다. 재밌는 글이네요.
전 그 흔하다는 아이팟을 사용해본적도 없고, 아이폰유저도 아니지만
한국에서만 뻐대는 SS이 얄미워서 아이폰 사버릴거야! 라며 조금 유치한 생각을 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