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으로 출발합니다. ‘뭘 어쩌라구?’에 대한 대답을 제시할 때입니다.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여기저기 보고 듣고 주워 담은 것들을 제 나름대로 기워붙여 정리한 것입니다. 그래도 ‘일정 수준의 영상 읽기/쓰기’ 능력에는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제가 제시하는 방법은 한마디로 이미지 안에서 시작하자는 것 입니다. 우리는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하면서 정작 이미지 자체에 대해 별로 다루지 않습니다. 사진 강좌라고 하지만 ‘사진’보다는 ‘카메라’ 얘기를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영화평은 어떤가요? 영화 얘기라기보다는 영화를 빌어 사회 문제, 철학 등등 딴 얘기를 하는 글들이 많습니다. 영화 이미지에 대한 건 별로 없습니다. 물론 스토리가 중요합니다만 상대적으로 영상에 대한 언급은 너무 희박합니다. 영상 이미지에 대해 읽기와 쓰기를 하는데 출발은 ‘이미지’ 자체가 되어야 하는게 당연합니다.
그 다음은 이미지 안에서 각 시각 요소들을 하나하나 뜯어서 살펴보자는 겁니다. 아래에 첨부한 PDF 문서는 각 시각요소들을 한장의 지도로 정리해본 것입니다. 앞으로 이 지도를 바탕으로 글을 이어갈 것입니다.cfile29.uf.14608A534D2B0EC2287743.pdf
맵을 보시면 사진/동영상 영역을 중심으로 각각의 시각 요소들을 나열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영상 이미지의 근본적인 차원에서 따져본다면 점,선, 면, 색채 등과 같은 조형 요소와 조형의 원리 등으로 정리되어야 할 것 입니다. – 주로 평면 회화, 디자인 등에서는 이런 식의 접근이 있습니다. –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영화,TV, 광고 등을 다룰 때에는 현재의 맵처럼 사진/동영상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더 직접적이고 실용적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여기 나열된 시각요소들은 또한 근본적인 조형 요소들과 원리들에 뿌리를 둔 것들이기에 필요한 때에는 시각의 근본적인 차원과 연결해보는 시도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진, 동영상 이미지를 중심으로 디자인, 회화까지 아우를 수 있는 영상 읽기/쓰기의 능력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포스터, 발표용 파워포인트, 간판 등도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영상 이미지를 읽어낼 수 있고 제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추가로 동영상을 이루고 있는 요소인 소리, 내용/스토리에 대한 부분도 한 영역을 차지 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강조되어야 할 것은 ‘통합’입니다. 마음과 기술이 따로 논다는 문제제기를 앞서 언급했습니다. 어떤 것을 표현한다고 할때 필요한것은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어떻게 시각화하여 표현할 것인가하는 문제입니다. 현재의 영상 읽기/쓰기에 대한 접근법은 ‘느끼고 생각한 것’과 ‘표현’을 위한 기술이 개별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어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영상 읽기/쓰기를 할때 일어나는 과정은 ‘의미, 느낌 등’ < > ‘기계적 조작 혹은 선택’ < > 시각화된 표현.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이 과정이 ‘한방에 훅-‘ 일어납니다. 하나의 통합된 과정이지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영상 읽기/쓰기에서 곤란을 느끼는 것은 ‘한방에 훅-‘하고 많은 시각요소들을 순식간에 처리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 ‘흘러지나가는 광고를 마주하는 그 순간’, 무엇을 고려해야하는지도 모른 채 말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그 찰나의 순간에 가이드가 될만한 영상 읽기/쓰기의 지도를 제시해 봅니다.
지도는 지도일 뿐입니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미지의 문법들이 존재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도는 첫길을 내딛는 여행자에게 더 많은 여행지로 안내할 것이고 더 멋진 발견의 순간을 만나게 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