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_제임스 볼
워낙 많이 다뤄진 얘기라 새로울 건 없는데, ‘개소리’라는 말은 기억해놔야 겠다.
거짓말은 어쨋건 진실을 왜곡하거나 덮으려는 의도를 가지지만 ‘개소리’는 진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지껄이는 것이다. 가짜 뉴스는 갖가지 개소리 중 일부일 뿐이다. 요즘 이런 개소리들이 창궐하지만 언론 뿐만 아니라 개인들이 커뮤니티나 SNS에서 대응하는 게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이다.
A: 느그 애미 창녀
B: 야, 우리 엄마는 창녀가 아니야, 블라블라 ~~~
팩트 체크 랍시고 들이밀어봐야 개소리꾼들은 또 다른 개소리를 내지른다. ‘비대칭전쟁’이다.
그러면 결국 개소리는 개소리로 대응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A: 느그 애미 창녀
B: 느그 애비 윤석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역할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어쩔티비 저쩔티비 안물티비 안궁티비’ 같은 초딩 어법이 되어 버리는거 같으니 말이다.
대신 여기에서 끝날 건 아니고 개소리꾼이 목적을 이루지 못하도록 계속 쟁점을 끌어다 놔야 한다.
A: 느그 애미 창녀
B: 느그 애비 윤석열
C: A야, B 물건을 허락없이 쓰면 안되지.
아무튼 개소리의 시대에 이걸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들이 많을 듯 하다.
한국은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넓게 적용되는 터라 개소리라 지칭하는건 다소 위험할 수 있는데, ‘개소리’라 지칭하면 그나마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Harry G. Frankfurt, 2005 <<On Bullshit>>를 한국어 번역본을 출판하면서 ‘개소리’로 용어를 사용했고, 이후에 학술적인 용어로 널리 사용하는 분위기인 듯 하니까 말이다.
이제 개소리는 과감하게 ‘개소리’라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