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던 중 광고물 속 멋진 사진에 시선을 빼앗길 때가 있다. ‘아름답다! 멋지다!라는 느낌’이다. ‘아름답다’는 그 느낌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떤 대상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인지할 때 나타난다. 즉, 아름답다는 것은 가장 효율적으로 인지될 수 있는 특성을 지녔다는 의미이다. 신경미학에서 이를 ‘정보처리의 유창성(fluency)’으로 표현하는데, 실용적인 맥락에서 ‘최적 인지 효율성’으로 부를 수 있을 듯 싶다.
미(美), 아름다움을 이루는 것으로 균형, 대칭과 같은 조형적 요인이라던가 성적 선호와 같은 진화심리학적 요인 등 몇가지 개별적인 요소들을 든다. 그런데 우리가 미적 대상을 접할때 우리는 ‘아름답다! 멋지다!’는 느낌을 지속하고 그 과정 중에 그 대상이 지닌 여러 아름다움의 요소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즉, 미감이 미의 토대인 셈이다. 이걸 생각한다며 개별적인 미의 요소들과 아울러 이 느낌, 미감에 대한 논의가 먼저 되어야 할 듯 한데 상대적으로 개별 요소들에 비해 이 인지 과정에 대한 것은 많이 다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미학의 제1 원리는 ‘최적 인지 효율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짧은 지식을 바탕으로 무모하게 단언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이것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최적 인지 효율’로 예술 전반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많은 것들이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회화, 조각, 사진, 디자인, 동영상, 음악, 무용, 연극, 영화 등 시청각 대상 뿐만 에세이, 소설, 게임 등등의 모든 인지 가능한 대상물에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원리이다. 재미있는 드라마에 대해 얘기한다거나 옷을 어떻게 입어야할지, 집안 인테리어를 어떻게 꾸며야 할지에 대해서도 일차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최적 인지 효율’ 상태일때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는가? 진화심리학의 관점으로 한번 상상해보자.
진화 초기의 원시 생물이 있다. 외부에서 온갖 신호들을 받아들여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그때 여러 신호들이 뒤섞인 상태에서 빠르게 처리한 후 대응하는 것이 생존에 필수적이다. 생존에 유리하려면 이에 대한 보상이 작동한다. 이 보상이 미감이다. 무질서한 자연에서 노란색 바나나를 빨리 인지하고 반응하는 유인원 개체가 생존에 유리할 것이다. 이렇게 진화해온 인간의 뇌는 결과적으로는 동일한 정보일지라도 ‘최적 인지 효율’을 지닌 대상을 더 아름답다거나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 일종의 착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름다움은 이러한 우리 뇌의 보상 시스템을 토대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