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접하는 사진/동영상 이미지는 몇가지 정해진 가로세로 비율 (종횡비 縱橫比, Aspect Ratio)이 일종의 표준으로 정해져있습니다. 일반적인 카메라에 많이 쓰는 필름의 규격은 36mm X 24mm 입니다. 세로를 1로 했을때 가로의 비율은 1.5:1가 되겠네요. 캠코더, TV의 경우는 방송 표준으로 정해진 비율이 있습니다. 4:3(1.33:1)과 16:9(1.78:1) 두 가지입니다. 몇년전만 해도 대부분의 TV는 4:3 비율이었지만 최근에 보편화된 TV 포맷은 16:9입니다. HDTV의 보급에 따라 이제는 16:9가 일반적인 비율로 자리잡고 있고 이런 영향탓인지 PC모니터도 4:3에서 16:9로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DSLR의 경우는 제조사에 따라 4:3이나 3:2 한가지로 정해져있었지만 최근에는 4:3, 3:2, 16:9 등 다양한 가로세로 비율로 설정하여 찍을 수 있는 기종이 등장했습니다. (파나소닉 루믹스 DMC-GH2의 경우 3가지 비율 모두 설정가능, 소니 NEX-3의 경우 3:2와 16:9 선택가능)
위에 예로 든 것보다 더 다양한 가로세로 비율의 규격이 있습니다. 좀 복잡한 것 같긴하지만 화폭을 원하는대로 재단할 수 있는 회화에 비하면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자주 접하는 디카나 캠코더는 그 선택폭이 더 좁아집니다. 그래서인지 촬영시에 주어진 가로세로 비율을 아무런 생각없이 받아들여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프레임의 가로세로 비율은 영상이미지를 만들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선택사항 중의 하나입니다. (영상이미지를 읽을때에도 프레임의 가로세로 비율은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프레임의 가로세로 비율을 선택할때는 무엇을 고려해야할까요?
우선, 무엇이 주로 담길 것이냐, 주된(혹은 주제가 되는) 피사체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될 것입니다. 주로 풍경을 담을 경우는 가로폭이 넓은 화면이 유리할 것 입니다. 지평선이 맞닿아있는 들판 풍경은 가로폭이 긴 화면에 담겨야 그 평화로운 시골 풍경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로폭이 길고 게다가 크기까지 우리의 시야를 가득 채울 정도의 크기라면 우리는 마치 그 안에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 것입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가로가 긴 화면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관객들이 스펙타클한 영상을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흔히 증명 사진은 세로가 긴 이미지를 많이 사용합니다. 다른 정보는 필요없이 어떤 사람의 얼굴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물이 중심이 되는 소재라면 가로폭이 넓은 경우 불필요한 것들이 함께 화면에 담기게 되어 인물에 집중하기 힘들게 됩니다. 이때는 가로폭이 좁은 것이 유리할 것 입니다. 그렇다고 풍경-가로폭이 넓은 / 인물 – 가로폭이 좁은. 이렇게 단순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cfile9.uf.2047783E4D4BBEE1227B89.bmp
무엇이 주로 담길 것이냐하는 문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규정해보면 주로 담길 피사체의 특성 중에 수평, 수직 특성이 어떠한가에 따라 결정한다고 보면 됩니다. 좀 전에 한 얘기를 다시 풀어보자면 인물을 주로 사람은 수직 특성이 상대적으로 강하니까 가로폭이 좁은 화면이 유리하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작품전체가 인터뷰 중심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라면 요즘 많이 쓰는 16:9화면 보다 4:3으로 가로세로 비율을 설정해서 촬영하면 인물의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는 주로 2.35:1을 선호한다고 했지만 스티븐 스필버그는 <쥬라기 공원>에서 키가 큰 공룡을 돋보이게 하기위해 1.85:1의 화면을 사용했습니다.
풍경이라고 해도 수직특성이 강한 폭포를 담는 사진이라면 세로를 아주 극단적으로 길게 잡아서 아찔한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기둥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 여성 의류 브랜드의 쇼케이스 현장에서 신상품을 입은 늘씬한 모델을 담는 16:9의 LCD화면으로 행사장을 꾸민다면 LCD화면을 세로로 세워서(9:16으로) 모델이 입은 옷을 더 잘 볼 수 있을 것 입니다.
인물이 중심이 되더라도 가로폭이 긴쪽이 유리한 경우도 많습니다. 영화 <남극일기>는 6명의 대원을 한 화면에 담기에 유리한 2.35:1의 화면을 사용했습니다.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을 찍은 김우형 촬영감독은 “투 샷(두 사람을 담는 화면)이 가장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사이즈가 2.35:1”이라고 했습니다. 극영화는 인물들간의 관계와 상호작용이 결국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주된 힘이기때문에 여러 인물들이 한 화면 안에서 부딪히는 모습을 그려내는데는 가로폭이 긴 프레임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DSLR로 촬영한 후에 2.35:1 비율로 만들기 위해 원래 사진에서 아래 위를 잘라낸 것입니다. 원래의 사진도 혼자 공부하고 있는 한 사람이 보이긴 하겠지만 아래위에 불필요한 것들이 들어가면서 시선을 분산시켰을 것 입니다. 넒은 가로폭에 주변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함께 담기게 되면서 캡션의 설명을 반영하는 사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물이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는가를 보여줄때 상대적으로 가로폭이 긴 프레임이 유리합니다.
* 더 다양한 가로세로 비율에 대해서는… http://en.wikipedia.org/wiki/Aspect_ratio_(image)
* 위에 가로세로 비율 샘플 이미지는 이 영상에서 캡처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gNcp49OdU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