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체를 가진 모든 것들은 보는 방향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게 마련입니다. 입체인 피사체가 이미지, 그러니까 평면으로 기록되니 변화가 따릅니다. 앵글은 이러한 피사체를 바라보는 각도나 방향에 관한 문제입니다.
시선이 눈높이 정도인 아이레벨을 기준으로 그것보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하이앵글, 낮은 곳에서 올려다 보는 시선인 로우앵글 이렇게 크게 구분하고 화면이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사선앵글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카메라의 위치를 옮겨서 앵글을 달리해야할까요? 크게보면 두가지로 생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하나는 어떤 방향으로 보는 것이 피사체의 특성을 더 잘 반영하는가, 어떤 특성을 강조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라떼아트를 배워서 멋지게 라떼를 만들었는데 이걸 찍어서 SNS에 올리려고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라떼아트만 잘보이게 바로 위에서 아래로 찍을 것인지, 아니면 예쁜 잔과 어울어진 라떼아트를 보여줄 것인지 앵글의 선택으로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얼짱각도’가 바로 이에 해당되는 겁니다. 약 45도 상단 옆쪽에서 얼굴을 향해 찍으면 눈도 좀 더 커보이고 얼굴 윤곽선도 또렷하게 보여서 실물보다 예뻐보이는 그 마법의 각도가 앵글을 설명하는 사례입니다.
싸이의 시청 공연 사진을 봅시다. 이 사진의 메세지는 싸이의 시청공연에 “사람 겁나 많이 왔다”입니다. 공연의 열기보다 “사람 겁나 많다”를 표현하기 위해 하이 앵글을 쓴 겁니다.
다음으로 앵글 선택은 피사체를 바라보는 태도에 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일상의 시각적 경험에 비춰보면 위로 우러러보는 로우앵글은 글자 그대로 피사체를 ‘우러러보거나’, 위압적인 상대를 보거나, 존경하는 대상을 바라보거나 할때 입니다. 반대로 아래로 내려다보는 하이앵글은 피사체를 ‘내리깔고 보거나’ 보잘것 없다고 생각할 때 입니다. 피사체를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것은 우리의 일상적인 시선과 같아서 가장 안정적인 느낌을 주고 친숙한 이미지를 갖게 합니다.
영화나 동영상의 경우에는 앵글의 결정이 단순치 않습니다. 이야기의 맥락이나 인물의 배치, 시선의 방향, 아니면 촬영여건 등등에 따라 앵글 이외에 먼저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아이레벨 수준의 앵글로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나 강조할 것이나 전달할 메세지가 있다면 다른 앵글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앵글은 카메라의 위치를 바꾸는 것으로도 이미지의 큰 변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가장 손쉬운 전달 수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