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The Shield>는 캐릭터라는 개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범죄율이 높은 동네의 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 속의 형사들은 해결해야할, 골치아픈 문제들에 항상 직면해있다. 즉, 인물에게 가해지는 압력이다. 그러나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들의 방식은 각자 다르기 마련이다. 성격에 따라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에 따라 인물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다.
시즌1 파일럿 에피소드에서 납치사건이 발생한다. 시간이 지체된다면 납치된 여자아이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형사 와겐바흐는 용의자를 분석하는 프로파일링 기법을 사용하여 접근한다. 용의자는 사건의 단서를 제공하고 다른 유력한 용의자을 제시한다. 와겐바흐 형사의 1차 성공.
다음 용의자를 심문하면서 와겐바흐 형사는 “지배성향이 강한 놈”이니하며 분명 범인이 맞다고 단정짓는다. 그러나 용의자는 범죄 자체를 부인하고 오히려 와겐바흐 형사를 조롱한다. 더이상 진전이 없는 상황. 경찰서 안의 형사들은 각자의 성격에 맞는 대안을 제시한다.
-와겐바흐 형사는 시간을 기다려 다시 심문하도록 하자고 하고,
-클로뎃 형사는 우선 석방한 뒤 미행을 하자고 한다.
-그러나 아세베다 서장은 빅매키 형사에게 취조를 부탁한다. 왜냐하면 빅매키는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빅매키 형사는 뻔뻔한 범인을 협박해서 납치된 아이의 행방을 알아낸다.
경찰이 출동하고 아이는 무사히 구출된다.
와겐바흐 형사는 분석적인 사람이면서 형사치고는 부드러운 면모를 가지고 있으며,
클로뎃 형사는 와겐바흐 형사처럼 체계적인 방법이 아닌 다소 구식의 방법을 사용하는 선배형사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아세베다 서장은 자신과 대립하고 있는 빅매키에게도 필요에 따라서는 도움을 청하는 상관의 모습을,
빅매키에게서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법적인 일도 서슴치않는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동일한 압력하에서 각각의 선택이 명확히 갈리기 때문에 <The Shield>에서는 ‘캐릭터’라고 하는 어떤 것을 분명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명확한 선택의 패턴이 계속 반복되다보니 시즌2 중간 즈음부터는 좀 뻔해져버려 흥미가 떨어지는 점은 좀 아쉬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