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청계천 광장 소식, 아주 통괘하고 재밌다.
생각해보라. 저 수많은 사람들이 탄핵을 외치는 대상은 이명박이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1등 공신은 청계천 아니었던가. 재임기간 안에 뭔가 치적을 보여주려 만들었던 장소가 이제는 이명박을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리자는 자리가 되었다. 이런 걸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하는가 보다.
이건 좀 많이 나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다큐 <차우세스쿠의 아이들>이 떠오른다. 역사의 부메랑을 가장 잘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60년대말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는 강제로 4명 이상의 자식들을 낳게 한다. 공산혁명 이후 세대의 완전한 이상 사회를 건설한다는 원대한 포부되겠다. 이때 태어난 이들을 이른바 “법령세대”, “차우세스쿠의 아이들”이라고 한다. 출산을 법으로 강제했으니 오죽 문제들이 많았겠는가, 불법 낙태시술로 죽어나간 여성이 수만에 달하고, 장애아들은 쓰레기버려지듯 한다. 갑자기 불어난 인구에 비해 식량이 부족할테고 생필품도 구하기 어려워진다. 그런 상황을 덮기위해 차우세스쿠는 이 아이들을 소년소녀 선동대원으로 세뇌시키며 자신을 찬미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자라고 부모들의 고통을 똑같이 겪게 되면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1980년대말 급기야 봇물같이 거리로 나와 차우세스쿠 정권을 무너뜨린다. 이 다큐의 마지막은 차우세스쿠와 영부인이 인민재판을 받는 장면과 처형장면을 당시 캠코더 화면으로 여과없이 보여준다.
여전히 상황파악 안되는 차우세스쿠의 아내 엘레나는 “난 너희한테 엄마 같은 존재야!”이라고 소리친다. 그 다음 장면에서 차우세스쿠와 그의 아내는 처형된다. 총알이 빗발치고 자욱한 안개가 걷히면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두사람이 화면에 들어온다. 자신들의 자식들에게 총살당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무참히.
나가도 너무 나갔다. 그런데 자꾸 청계천을 보면 길바닥에 널부러진 차우세스쿠가 떠오른다.
언론보도를 보면 여전히 상황파악이 안되는 듯하다.
“너희들 이명박 대통령 각하의 성지에서 뭣하는 짓거리야!” 이런 소리가 들린다.
* 청계천 다슬기 광장(여기 이름이 원래 이건가?) 사진들을 보다 보면, 저 놈의 거대한 다슬기가 자꾸 명박이 대타같다는 느낌이다. 뽀족하고 위압적인 모습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듯 하다.
저걸 몇 백여명이 밀면 확 무너뜨릴 수 있으려나?
자꾸 쓰러뜨리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