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의 프레임에 담을 피사체를 선택하는 샷의 선택은 이미지를 창조하는 출발점입니다. 우리가 간단히 사진을 찍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간단히 사진을 찍을때도 샷의 선택만 잘해도 조금은 나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서서 “찍으려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분명히 대답하고 그에 맞는 샷을 선택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이 선택의 과정에서 이미지를 문장과 연결시켜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이미지가 글보다 더 잘 전달될거라는 착각] 포스트에서 이에 대해 간단히 언급했습니다.
소개된 영상에서 일본 학생이 실제로 하고자 하는 문장은 “어떤 한국 사람이 공중전화를 사용한 후에 잔돈이 사라지지 않도록 한다” 이지만 영상에 표현된 문장은 “어떤 한국 사람이 공중전화를 사용한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샷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죠. 잔돈이 남도록 하는 것을 보여주려면 전화박스 위주의 클로즈업샷이 필요합니다.
이 사진에 문장을 붙여봅시다. “담쟁이 잎들이 담벼락을 덮고 있다” 정도가 되겠죠.
그런데 골목길을 산책하면서 “담쟁이 잎들이 집 담벼락 전체를 뒤덮고 있다”는 풍경에 감흥을 받은 것이라면 온전히 전달되지 않은 것입니다. 아래와 같이 롱샷 정도의 사진이 전달하고자하는 의미에 더 가까울 겁니다.
블로그나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사진과 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하고자하는 얘기와 사진이 분명하게 연결되지 않은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뷰파인더를 보면서 셔터를 누를때 이렇게 문장을 되뇌어보면서 샷을 결정하면 적어도 의미전달에는 실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 중에서 본인이 생각한 문장에 속하는 단어가 아닌 것들을 제거하면 좀 더 나은 사진이 될 것입니다. (“사진은 뺄셈이다!”) 우리가 문장을 다듬을때도 본인이 생각한 – 전달할 – 의미와 다른 것들은 문장에서 덜어내는 과정과 같은 거죠.
또 찍혀진 이미지를 가지고 문장을 온전히 담아냈는지 확인하거나 다른 단어, 다른 문장을 발견하는 과정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 조금은 더 나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이미지와 문장을 연결시키는 것은 샷의 선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시각 요소들과 모두 연결시켜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앵글이나 심도의 선택 등등에서도 각각의 요소들이 이미지를 어떻게 다르게 만드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단어들로 대입해보면서 문장으로 생각해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넓은 카페에 한 여자가 앉아있다”는 순간을 포착한다면 렌즈 선택에 있어서 공간을 더 넓게 보이게하는 특성이 있는 광각렌즈를 선택하면 되겠죠.
또한 이 방식은 만들어진 이미지를 읽을 때도 유용합니다. 물론 이미지를 읽을때는 다면적인 체계가 필요하겠지만 문장과 연결시키는 것은 1차적인 분석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미지는 지시적인 언어가 아니기때문에 – 언어로 보지 않는 주장도 있기도 하고 – 문장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영역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 때문에 우리가 텍스트 대신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미지를 문장과 연결시켜 보는 방식은 영상 이미지를 쓰거나 읽을 때 유용한 틀입니다. 막연하게 뜬구름 잡고 헤매기보다 최소한의 방법이나 출발점이 있다면 ‘문장이 포착하지 못하는 어떤 것’에 먼저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