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의 프레임에 담을 피사체를 선택하는 샷의 선택은 이미지를 창조하는 출발점입니다. 우리가 간단히 사진을 찍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간단히 사진을 찍을때도 샷의 선택만 잘해도 조금은 나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서서 “찍으려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분명히 대답하고 그에 맞는 샷을 선택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이 선택의 과정에서 이미지를 문장과 연결시켜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이미지가 글보다 더 잘 전달될거라는 착각] 포스트에서 이에 대해 간단히 언급했습니다.
![09_Tel[11-15-04]](https://sung-yong.com/wp-content/uploads/2012/10/09_Tel11-15-04.jpg)
소개된 영상에서 일본 학생이 실제로 하고자 하는 문장은 “어떤 한국 사람이 공중전화를 사용한 후에 잔돈이 사라지지 않도록 한다” 이지만 영상에 표현된 문장은 “어떤 한국 사람이 공중전화를 사용한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샷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죠. 잔돈이 남도록 하는 것을 보여주려면 전화박스 위주의 클로즈업샷이 필요합니다.
이 사진에 문장을 붙여봅시다. “담쟁이 잎들이 담벼락을 덮고 있다” 정도가 되겠죠.
그런데 골목길을 산책하면서 “담쟁이 잎들이 집 담벼락 전체를 뒤덮고 있다”는 풍경에 감흥을 받은 것이라면 온전히 전달되지 않은 것입니다. 아래와 같이 롱샷 정도의 사진이 전달하고자하는 의미에 더 가까울 겁니다.
블로그나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사진과 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하고자하는 얘기와 사진이 분명하게 연결되지 않은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뷰파인더를 보면서 셔터를 누를때 이렇게 문장을 되뇌어보면서 샷을 결정하면 적어도 의미전달에는 실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 중에서 본인이 생각한 문장에 속하는 단어가 아닌 것들을 제거하면 좀 더 나은 사진이 될 것입니다. (“사진은 뺄셈이다!”) 우리가 문장을 다듬을때도 본인이 생각한 – 전달할 – 의미와 다른 것들은 문장에서 덜어내는 과정과 같은 거죠.
또 찍혀진 이미지를 가지고 문장을 온전히 담아냈는지 확인하거나 다른 단어, 다른 문장을 발견하는 과정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 조금은 더 나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이미지와 문장을 연결시키는 것은 샷의 선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시각 요소들과 모두 연결시켜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앵글이나 심도의 선택 등등에서도 각각의 요소들이 이미지를 어떻게 다르게 만드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단어들로 대입해보면서 문장으로 생각해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넓은 카페에 한 여자가 앉아있다”는 순간을 포착한다면 렌즈 선택에 있어서 공간을 더 넓게 보이게하는 특성이 있는 광각렌즈를 선택하면 되겠죠.
또한 이 방식은 만들어진 이미지를 읽을 때도 유용합니다. 물론 이미지를 읽을때는 다면적인 체계가 필요하겠지만 문장과 연결시키는 것은 1차적인 분석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미지는 지시적인 언어가 아니기때문에 – 언어로 보지 않는 주장도 있기도 하고 – 문장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영역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 때문에 우리가 텍스트 대신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미지를 문장과 연결시켜 보는 방식은 영상 이미지를 쓰거나 읽을 때 유용한 틀입니다. 막연하게 뜬구름 잡고 헤매기보다 최소한의 방법이나 출발점이 있다면 ‘문장이 포착하지 못하는 어떤 것’에 먼저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