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2011년 11월 25일

길고양이 나비의 죽음에 대하여

4월 어느날 나비가 왔다. 누런 색의 흔한 길고양이였다. 꾀재재한 몰골의 녀석이 마당에서 기웃거렸다.  불쌍해 보이기도 했고 친해지고도 싶었다. 마른 멸치를 던져주니 잘먹었다. 고양이 기르는 친구에게 물어 사료를 샀다. 아침저녁으로 사료를 주기 시작했고 그 녀석에게 ‘나비’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의 관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면 나비가 마당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사료를 한 컵  물 한 그릇 담아주었다. 밥을 먹으면 나비는 이내 사라져 버렸다.  그러다가 조금씩 마당에 오래 있으면서 뒹굴거리기도 했다. 문을 열어도 멀리 도망가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만 손으로 먹을 걸 줘도 날카로운 손톱을 날렸고 만지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서운해하지 않기도 했다. 내가 사료를 주지만 넌 나의 고양이가 아니니까 . 너의 삶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