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기억

2016년 06월 08일

전쟁의 기억 2

[전쟁의 기억  1] 군에서 철책근무할 때 일이다. 경계근무를 맡고 있는 비무장지대 전역에 불이 났다. 북한은 비무장지대에 숲이 형성되는 것을 막기위해 3월 전후로 간혹 불을 지른다. 화공작전이라고 한다. 우리 쪽에서도 불을 지를때도 있다. 우리 소대가 맡고 있던 지역은 제2땅굴 근처였다. 경계근무를 서던 초소는 막사에서 한참 올라가야 되는, 철원평야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다. 막사에서 연기가 뿌옇게 퍼져있길래 뭔가 했더니 화공작전이란다. 조금 지나니 가끔씩 뻥- 뻥- 하는 소리가 언덕 너머에서 들려왔다. 멀리서 들리는데도 상당히 큰 소리였다. 불이 마른 풀잎이나 나무들을 타고 번지다가 비무장지대에 매설된 지뢰들을 터뜨리는 것이다. 그쯤되니 아예 경계 초소에 올라가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거의 하루 이상 지나서야 수그러진 것 같다. 가장 또렷하게 […]
2016년 06월 07일

전쟁의 기억 1

물론 나는 베트남 참전용사가 아니다. 6.25를 겪은 세대도 아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전쟁 비스므리한 기억이 될 듯 하다. 3가지가 떠오르는데 기억을 잡아두기 위해 적어본다. 전방부대 있을때 일이다. 어느날 새벽 5~6시경에 데프콘2가 발령됐다. ‘비상! 비상!’ 외쳐대도 모두들 그냥 훈련 상황이겠거니 했다. 간혹 밤이나 새벽에 뜬금없이 훈련상황을 만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짜라는거다. 그리고 실탄을 나눠준다! 그제서야 다들 정신을 차렸다. 나는 그때 한 일병쯤 됐을때지만 병장들도 그때까지 실탄들고 훈련나가본 적이 없었다. 아마 지금도 일반 사병들은 사격할때 말고 실탄을 만져볼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탄창주머니 양쪽이니까 6탄창 180발(기억이 가물가물한데, 4~5탄창일수도…)을 받은 것이다. 수류탄은 개인에게 주지는 않았고 소대 단위로 박스에 준 것 같다. 데프콘2는 한마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