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1월 08일
휴대전화를 건다. “어디야?” 거의 매번 묻는 질문 중에 하나일 것이다. 물론 통화 상대가 어디 있는지 파악한 다음 약속 장소나 시간을 정하기 위해서 “어디야?”라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꼭 목적이 있지않아도 이렇게 묻는다. “넌 어디 있니? 너 거기 실재로 있긴 한거니? 난 지금 여기 있는데.” 이런 질문 같기도 하다. 서로 같은 장소에 마주보고 대화를 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통화 상대방의 실존(?)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음성은 디지털 신호로 바뀌어 전파를 타고 전달되다. 상대의 휴대전화에 전달된 디지털신호는 디코드되고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음성으로 바뀐다. 전달 과정에의 효율을 위해 약간의 잡음과 노이즈가 섞인 발신자의 음성을 상대방이 듣게 된다. 이 과정이 어디에선가, 눈에 보이지 않고 이루어진다. 상대방의 실존은 전적으로 발신자나 수신자의 ‘마음’ 속에 있다. 유선전화의 경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