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eks지난 2일 새해를 맞아 대학 은사님께 인사드리는 자리가 있었다. 빈 손으로 가긴 뭐해서 7가지 막걸리를 종류별로 한병씩 가져갔다. 점심식사를 마친 자리는 자연스럽게 막걸리 시음회 분위가 되어 버렸다. 대부분 막걸리를 즐기지 않던 사람들이라 막걸리의 다양한 맛에 . ‘어, 이건 또 다르네!’하며 신기해했다. 이 자리에서 으뜸으로 뽑힌게 산성막걸리다. 산성막걸리, 태인막걸리, 월향현미막걸리, 덕산막걸리, 가평잣막걸리 등이 있었는데 산성막걸리 맛이 제일 좋다고들 했다.
작년에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열렸던 막걸리 트랜스포머전 – 뭐, 그냥 막걸리 시음회 -에서 처음 맛보았던 다양한 막걸리 중에서도 산성막걸리가 입맛에 제일 잘 맞았고, 거기서 얘기를 나눈 몇몇 사람들도 산성막걸리를 칭찬했었다. 작년 여름 방영된 SBS 스페셜 <막걸리> 에서 여러종의 막걸리를 와인 소믈리에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었는데 그때도 좋은 평을 받았었다. 좋다는 평을 모으고 보니 너무 칭찬만하는 것 같긴한데, 간혹 ‘뭐 막걸리가 이래’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로 서울 장수막걸리 맛에 익숙한 사람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산성막걸리는 살짝 시큼하면서도 과하지 않고 단맛과 어울려 과일을 먹을때의 새콤달콤함과 비슷한 느낌도 준다. 톡쏘는 탄산 느낌도 장수막걸리나 여타 막걸리에 비해 강하지 않고 적당하다. 대부분의 막걸리가 알콜도수 6도이나 산성막걸리의 경우 8도로 2도정도 높은데 그렇다고 맛이 강하지 않고 부드럽다. 이러한 절제된 듯 균형잡힌 맛과 조화로운 향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산성막걸리의 내력을 들여다 보면 그 맛이 하루이틀에 만들어진게 아닌 오랜 세월 갈고 다듬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TV에서 맛집 등이 소개되는 걸 보면서도 항상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터라 다큐 등에 소개된 산성막걸리에 반신반의 했다. 그러나 첫 시음에서 그냥 인정해버렸다. 막걸리의 기본은 누룩. 부산 금성동 산성마을 주민들이 여전히 전통의 방식으로 밀가루를 발로 밟아 반죽한 뒤 마을의 오래된 누룩방에서 보름간 발효시켜 만드니 그 맛을 의심할 수 없을터이다.
또한 대부분의 막걸리가 작은 규모의 양조장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마실때마다 맛의 차이가 간혹 있는데 산성막걸리의 경우는 그 맛의 변화가 크지 않았다. 산성막걸리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막걸리의 맛을 특징별로 나눠서 대략 3을 중간으로 하고 1~5까지 수치로 표현하자면,
단맛_ 1-2- 3-4-5
신맛_ 1- 2-3-4-5
톡쏘는 맛_ 1-2-3-4-5
쓴맛_ 1-2-3-4-5
텁텁함_ 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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