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트에서 예를 들었던 <더 쉴드>의 주인공은 빅 매키 형사다. 한마디로 불량형사 캐릭터다. 그런데 불량 형사라는 말로 그를 단순히 얘기할 순 없다. 그는 소위 연애기사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인 ‘팔색조’ 같기 때문이다.
빅매키 형사는 악덕 형사다. 범인을 잡기위해 범인보다 더 악질같은 행동은 서슴치않는다.
범죄현장에서 증거로 발견한 마약을 그냥 꿀걱하는 건 우습다. 심지어 갱단의 어마어마한 불법자금을 통째로 가로채기도 한다.
빅매키는 자상한 아버지이자 한 가족의 가장이다. 그에게는 자폐증을 앓는 아들이 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온갖 정성을 다한다.
빅매키는 로맨스가이다.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동료형사와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거리의 창녀에게 연민을 느끼고 도움을 주기도 한다. 여자들을 대할때의 그의 모습은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한 사람이다.
빅매키는 스트라이크팀의 리더이다. 팀을 유지하기 위해 스파이짓을 하는 형사를 사고사로 위장해 죽이기도하고 팀원들이 불화가 있을때는 형처럼 다독이기도 한다.
이렇게 인물은 모순된다. 한 인물에게 가해진 압력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할 경우 그가 처한 상황과 타인과의 관계, 자신의 입장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삶의 변수들과 이러한 인물의 모순 – 어떤 이는 ‘차원’이라고도 이야기 한다. – 으로 인해 더욱 복잡해진다.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하면서 흥미롭고 다채롭게 하는 것은 바로 한 인물이 가진 서로 상충된 모순에 기인한다. 이것은 어쩌면 인간 자체가 가지는 모순이기도 하다.
MT가서 요리를 도맡아하는 친구들 몇은 집에서는 손하나 까딱하지 않던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핏대를 세워 성토하던 교육학 전공의 교수가 있다. 그의 고등학생 아들은 누구보다 많은 학원을 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