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를 다루는 블로그나 기사 등에서 ‘캐릭터’라는 말을 많이 쓴다.
<내조의 여왕>의 캐릭터가 좋다느니, <무한도전>캐릭터 점점 식상해져간다는 등등.
그런데 좀 밑도 끝도 없다. 좋다니? 뭐가 어째서 좋다는건지 별다른 코멘트없이 리뷰를 쓴다.
아마도 ‘캐릭터’라고 하면 모두들 아는 무언가가 있는 듯 하다.
시나리오 작법, 희곡 작법 등등의 책들을 뒤적여 보면 캐릭터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캐릭터란,
어떤 인물이 갈망하는 것이 있고,
그 목적지를 향해 갈때 그것을 방해하는 압력이 있게 마련이고,
그러한 압력의 상황에서 그가 취할 수 있는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 한가지를 선택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대략 이런 식이다.
이때 압력은 강할 수록 좋고, 선택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일수록 좋다.
이것과 관련해서 한가지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아마도 <명랑히어로>라는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한 사람이 이경규에게 물었다.
만약에 여기 있는 사람들이 물에 빠지면 누굴 먼저 구하겠는가?
이경규는 ‘김구라’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이유를 댄다.
김구라는 말이 많아서 자신이 구조한 사실을 동내방내 떠들고 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걸 간단하게 캐릭터라는 개념에 대고 정리해보면,
압력: 동료가 물에 빠진다.
선택지: 김구라, 신정환, 김하늘, 김성주 중 한명을 구출해야 한다.
행동: 김구라를 구한다.
행동의 이유=욕망: 김구라는 자신이 구조한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캐릭터라는 것을 더 간략히 줄이면,
캐릭터 = 욕망하는 것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나서 감상을 이야기하거나 예능 프로그램의 MC에 대해 언급할때 위에서 얘기한 압력, 선택지, 행동과 같은 식으로 생각을 정리해보면 캐릭터가 구체적으로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