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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6일

영화 ‘하나 그리고 둘’ 중에서

제일 마지막부분에서 ‘양양’이 돌아가신 할머니에게 드리는 글, 할머니, 죄송해요 할머니와 말하기 싫었던게 아니에요 내가 얘기할 일들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할머니는 이미 알고 있는 얘기였어요 그리고 할머니는 항상 남들 말에 귀 기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사람들은 모두 할머니가 멀리 가실 거라고 했어요 하지만 할머니는 어디 간단 말 하신적 없잖아요 전 할머니가 가실 장소를 제가 알아내길 원하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할머니 전 아는게 적어요 제가 크면 뭘하고 싶은지 아세요? 사람들에게 그들이 모르는 일을 말해 주고 싶어요 사람들이 볼수 없는걸 보여 주고 싶어요 무척 재밌을 거에요 아마 어느날. 전 할머니가 가신 곳을 알아낼지도 몰라요 그럴수 있게 되면 할머니를 만나러 그들을 데려가도 될까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특히 […]
2009년 12월 17일

영하 10도를 감지하는 방법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라고 한다. 실제 온도는 영하 5도쯤. 그럼그렇지. ‘그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단 말이다. 영하 10도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다는걸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철원에서 철책에서 군생활을 했던 경험이다. 영하10도를 넘어서기 시작하면 콧 속에서 반응이 일어난다. 이게 ‘영하10도 콧속반응’이라는 건데 어떤거냐면, 들숨에서는 콧속털이 얼어붙었다가 날숨에는 콧속털이 녹는다. 그걸 반복하면서 콧털이 서로 달라붙었다 떨어졌다하는, 별로 좋지 않은 느낌이다.  게다가 그 속에서 두어시간 있을 생각을 하면 그 느낌이 얼마나 짜증스러웠겠는가?   내일은 더 내려간다고 하니 간만에 그 느낌 살포시 느껴볼까나? 후후.
2009년 12월 06일

OSMU라는 말의 허상

제목을 보고 들어왔다면 아마 OSMU라는 말이 무엇의 약자인지 알 것이다. 94년 즈음인걸로 기억하는데, 어느 강의에서 ‘컨텐츠’, ‘원소스멀티유즈’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시간이 지나서 최근. 아는 사무실에 놓인 기획안들을 호기심에 들춰보다보면 OSMU라는 말이 어김없이 들어가 있다. 그것도 One Source, Multi Use라고 풀어쓰는게 아니라 그냥 OSMU라고 쓰여 있다. 이게 무슨 보통명사가 되버린 듯 하다. 그만큼 업계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도 컨텐츠에 대한 논의가 퍼진것 같은데 사실 이런 상황, 좀 웃기다. 뭐냐면 OSMU라는 말을 쓸때 강조되는 것은 MU쪽이다. 그래서 OSMU라는 말을 쓰는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어떨까? OS? 별로 신경안쓴다.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등 컨텐츠 관련 회사 중에 돈을 좀 쥐고 흔드는 곳 중은 좋은 원소스를 개발하는데 별로 공을 안들인다. 영화 […]
2009년 11월 18일

전국의 고딩이여! 수능을 거부하라!

전국의 고딩레탈리아여, 단결하라! 프레시안을 보다 보니 오늘 이런 기고 기사가 떴다. “전국의 고통받는 ‘고딩’이여, 단결하라” 첨엔 누가 어린 애들 선동하나 싶었다. 그런데 글쓴이가 고등학생이다. 게다가 이 친구, 주장을 이해하기 쉽게 참고서식으로 간략히 정리하기도 하고, 반대의견까지 미리 예측해서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수능거부 운동을 주장한다. 자, 다들 한번 읽어보시라. 이 고딩의 주장에 87.45982% 정도는 동의하기에 일단 소개한다.  
2009년 10월 15일

포커스 아웃된 20대

<취업난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 10월9일 방영된 MBC스페셜의 제목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우리’는 20대다. 이 다큐는 취업준비 중인 20대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면접시험을 준비하는 동아리, 자소서 스터디를 하는 학생들, 영어공부하는 모습 등 취업을 준비하기위해 취업준비생들이 해야하는 활동들을 섞어가며 많은 시간을 인터뷰에 할애한다. 한일공동기획이라서인지 일본의 20대의 모습도 보여주는데 한국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취업준비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데 집중하고 있는 이 작품은 20대에 대한 논평을 배제하고 있다. 흔한 TV 프로그램이라면 우석훈 쯤 되는 사람이 나와서 한마디 할텐데 그렇지 않다. 나레이션이 끼어들긴하지만 상황설명 정도에 그친다. 분석하거나 논평을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작품 전반에 걸쳐 논평을 하고 있다. 바로 영상문법을 통해서다. 카메라는 취업준비생을 편안한 앵글로 바라본다.  그러나 카메라가 담는 방식은 […]
2009년 09월 28일

인간은 누구나 팔색조

지난번 포스트에서 예를 들었던 <더 쉴드>의 주인공은 빅 매키 형사다. 한마디로 불량형사 캐릭터다. 그런데 불량 형사라는 말로 그를 단순히 얘기할 순 없다. 그는 소위 연애기사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인  ‘팔색조’ 같기 때문이다. 빅매키 형사는 악덕 형사다. 범인을 잡기위해 범인보다 더 악질같은 행동은 서슴치않는다. 범죄현장에서 증거로 발견한 마약을 그냥 꿀걱하는 건 우습다. 심지어 갱단의 어마어마한 불법자금을 통째로 가로채기도 한다. 빅매키는 자상한 아버지이자 한 가족의 가장이다. 그에게는 자폐증을 앓는 아들이 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온갖 정성을 다한다. 빅매키는 로맨스가이다.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동료형사와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거리의 창녀에게 연민을 느끼고 도움을 주기도 한다. 여자들을 대할때의 그의 모습은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한 사람이다. 빅매키는 스트라이크팀의 리더이다. 팀을 유지하기 위해 […]
2009년 08월 11일

로버트 맥기 형님 말씀

사실 ‘캐릭터탐구노트’라는 섹션을 생성한 건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캐릭터라는 것에 대해 공부하려는  의도에서다. 그래서 기본 생각들은 여러가지 책들에서 출발하고 있다. 캐릭터에 대한 얘기들을 꼼꼼히 뜯어보고, 적용해고, 의문도 품어보면서 구체성을 갖으려는 것이다. 지난 두 포스트의 출발점은 로버트 맥기의 <STORY(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책에서이다. 물론 다른 책에서도 비슷하게 이야기하고 있기도 한데 맥기의 책이 좀 더 명쾌하고 실질적이다. 아무튼 오해가 없도록 포스트의 출발이 되는 출처를 밝혀둔다.  진정한 성격은 인간이 어떤 압력에 직면해서 행하게 되는 선택을 통해 밝혀진다. 그 압력이 크면 클수록 성격은 더 깊숙이까지 드러나게 되며, 성격의 핵심적인 본성으로부터 행해지는 선택은 좀더 진실성을 띤다.    
2009년 08월 04일

‘선택’은 캐릭터를 만든다.

미국 드라마 <The Shield>는 캐릭터라는 개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범죄율이 높은 동네의 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 속의 형사들은 해결해야할, 골치아픈 문제들에 항상 직면해있다. 즉, 인물에게 가해지는 압력이다. 그러나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들의 방식은 각자 다르기 마련이다. 성격에 따라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에 따라 인물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다. 시즌1 파일럿 에피소드에서 납치사건이 발생한다. 시간이 지체된다면 납치된 여자아이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형사 와겐바흐는 용의자를 분석하는 프로파일링 기법을 사용하여 접근한다. 용의자는 사건의 단서를 제공하고 다른 유력한 용의자을 제시한다. 와겐바흐 형사의 1차 성공. 다음 용의자를 심문하면서 와겐바흐 형사는 “지배성향이 강한 놈”이니하며 분명 범인이 맞다고 단정짓는다. 그러나 용의자는 범죄 자체를 […]
2009년 05월 23일

노무현 전대통령의 대선 출마 연설 중에서

작년 6월 한창 시끄러울때 이 동영상을 통해서 처음 연설을 들었고, 마음을 움직이는게 있어 블로그에 옮겨적었었다. 오늘 서거 소식을 듣고 다시 찾아보았다.  혹 그를 기억하고자 하는 이가 있을까 싶어 포스트를 끌어 올린다.   ——————————————————- 조선 건국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번도 바꿔보지 못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 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다. 그 자손들까지 모두 멸문지화를 당했다. 폐가망신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