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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8월 17일

30대 후반의 혼자 사는 남자

혼자 사는 어느 선배의 경험담이다. 안양 초등생 살인사건 때의 일인데, 주말에 형사가 방문을 했다고 한다. 형사가 가고나니 무지 기분이 나쁘더란다. 형사의 출현은 언제나 사람을 ‘쫄게‘ 만들긴 하지만 그 이유가 무섭다. 상부에서 관내에 사는 ’30대 후반의 혼자사는 남자‘들을 모두 점검해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안양도 아니고 서울 동작동인데 말이다. 안양 초등생 살해 용의자가 ’30대 후반의 혼자사는 남자‘일 것이라는 이유로 세상의 모든 ’30대 후반의 혼자사는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다니!? ’30대 후반의 혼자 사는 남자‘가 도대체 뭘 잘못했기로서니 그런 모욕을 받아야 하냔 말이다.   강력범죄 중 흉악사범은 30대가 가장 많다고 한다. 흉악사범 중에서 강간사범 또한 30대가 가장 많다. 안양 초등생 살인사건의 범인도 결국 피해자 […]
2010년 07월 16일

레비-스트로스의 글 중에서

인간은 이 세상에 언제까지나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또한 그 때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이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그래도 인간은 생활하고 일하고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회고록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 중에 있다는 글에서…   생각의 스케일이 너무 커서일까? 어느 글 묶음에 인용된 문장을 보고 머리에 떠나지 않는군.
2010년 06월 18일

’58년 개띠’와 그의 아이들

이 세상 누구나 어느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을 했다. 세상의 모든 드라마가 사랑에 빠진 연인을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음악이 사랑을 노래한다. 평소에는 연락도 없던 여자 동창 녀석이 연락하는건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뿐이다. 나는 그 하소연을 지겹게 들어줘야 한다. 왜냐하면, 언젠가 나도 그 친구를 부여잡고 울며불며 상담을 해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 나의 결혼한 친구 한 놈은 가끔 채팅으로 여자를 꼬셔내 하룻밤을 보내곤 한다. 그런 그의 행동에 ‘불륜’이라고 이름을 붙여야 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엄마의 일기장>이라는 다큐가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일기장을 발견한 아들이 자신이 전혀 몰랐던 가족사를 알아가는 얘기다. 평온한 줄만 알았던 부모님은 성격차로 불화를 겪었고 아버지는 직장 비서와 연애도 했었다는 걸 […]
2010년 05월 10일

우리들의 퍽퍽한 삶

노동관련 지표를 외국과 비교한 자료를 보니 우리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지 새삼 느꼈다.   통계수치는 대부분 2008년도 OECD 보고서에서 나온 것으로  자료의 출처는 [여기] 다. 엑셀에다 표를 붙여넣고 그래프를 만드니 더 극명하게 보였다. 그래프 외에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 연간노동시간 █ 10만명당 산재 사망자수  █ 상대적 빈곤률    █ 임시직 비율 █ 저임금 노동자 비율 █ 지니계수 █ 청년실업률 █ GDP대비 공적 사회복지 지출 이런 지표들을 보고도 노동 유연화니, 귀족 노조니 떠들 수 있는가? 퍽퍽한 삶을 살던 사람들은 이렇게 생을 마감할 것이다. █ 연령별 자살률 ( 출처: http://blog.naver.com/chhioo?Redirect=Log&logNo=90083852200 ) 위에 노동관련 통계도 어느 강연에서 이 연령별 자살률 통계를 보고 충격을 받아서 검색을 하다 발견했다. […]
2010년 04월 28일

정부와 대기업이 잘하고 있는 것 한가지

인터넷 뉴스 댓글에 정부와 대기업은 줄창 씹히는 ‘껌’이다. 그래도 한가지 잘하는게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글로벌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다르게 얘기하면 종교적 신념에 가까웠던 ‘국가’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이 잘되어야, 우리나라가 잘산다”라던 사람들은 삼성이 몇년간 조단위의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나와 나의 주변 사람들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지?라는 생각에 뭔가 배신감 같은 걸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간다고 좋아했지만 정작 공장은 해외로 이전하고 대기업이 벌어들인 막대한 수입은 그냥 금고에 현금으로 잠겨져 있을 뿐 풀리지 않는다. 심지어 죄를 저지른 것까지 눈감아 줬는데 정말 그러기야? ‘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고 해봐야 별로 득될게 없구나 라는 생각. 드디어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통신업체와 휴대전화 […]
2010년 04월 02일

평가 받는다는 것

짝짓기 경쟁에서 암컷은 수컷들을 평가한다. 여러 숫컷들 무리 중에 우월한 유전자인가, 양육을 책임질 놈인가를 평가하여 자신의 짝을 고른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수많은 구직자들 중에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뽑기위해 시험을 치르고 면접을 하며 평가 결과를 수치화 한다. 물론 언제나 ‘갑’은 평가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갑’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평가받는 사람(을)도 평가하는 사람(갑)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숫컷이 구애 행위에 동참하는 것은 암컷을 이미 평가했기때문이고,  구애 행위가 성공하여 1차 짝짓기를 마친 숫컷은 암컷의 태도를 평가하여 암컷을 팽시킬 수도 있다. 취업준비생은 입사만 한다면 무한 충성을 바칠 것을 다짐하고 면접장을 향한다. 그러나 수준이 낮은 면접관을 대하게 되면 그 기업의 점수는 100점만점에 -100점도 넘어설 수 있다. 애증은 더 강하기 […]
2010년 01월 19일

누룩향 그윽한 부산 금정산성막걸리

h eks지난 2일 새해를 맞아 대학 은사님께 인사드리는 자리가 있었다. 빈 손으로 가긴 뭐해서 7가지 막걸리를 종류별로 한병씩 가져갔다. 점심식사를 마친 자리는 자연스럽게 막걸리 시음회 분위가 되어 버렸다. 대부분 막걸리를 즐기지 않던 사람들이라 막걸리의 다양한 맛에 . ‘어, 이건 또 다르네!’하며 신기해했다. 이 자리에서 으뜸으로 뽑힌게 산성막걸리다. 산성막걸리, 태인막걸리, 월향현미막걸리, 덕산막걸리, 가평잣막걸리 등이 있었는데 산성막걸리 맛이 제일 좋다고들 했다. 작년에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열렸던 막걸리 트랜스포머전 – 뭐, 그냥 막걸리 시음회 -에서 처음 맛보았던 다양한 막걸리 중에서도 산성막걸리가 입맛에 제일 잘 맞았고, 거기서 얘기를 나눈 몇몇 사람들도 산성막걸리를 칭찬했었다. 작년 여름 방영된 SBS 스페셜 <막걸리> 에서 여러종의 막걸리를 와인 소믈리에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었는데 그때도 좋은 평을 받았었다. 좋다는 […]
2010년 01월 13일

막걸리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막걸리가 작년 최고의 히트 상품 중에 하나란다. 주변에 열심히 막걸리를 전파하고 있었던 나도 뭐 그 정도였나 싶었다. 막걸리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될 듯 하다. 하나는 ‘막걸리의 변신은 무죄’라며 막걸리를 폼나게 마셔보자는 쪽이고 하나는 ‘막걸리가 뭐 막 먹는게 막걸리지’라는, “그냥 편하게 마시는거지 왠 호들갑이냐”는 쪽이다. 전자의 예를 들어보자. 홍대 앞에서도 나름 잘나가던 와인바 두 곳이 이미 간판에 ‘막걸리’를 크게 내걸고 업종변경을 했다. 또, 강남의 잘나가는 바 등에서도 막걸리 칵테일 같은 걸 만들어서 내놓는 모양이다. 이런 분위기에 정부는 ‘막걸리 세계화’를 외치며 막걸리를 세계적인 술로 만들겠다며 나섰다. 대략 분위기를 보면 이쪽의 롤모델은 와인에 두고 있는 모양이다. 작년 10월 보졸레누보가 출시되는 날에 맞춰서  막걸리누보 행사를 곳곳에서 펼친걸 […]
2010년 01월 08일

“어디야?”라는 존재론적인 물음

휴대전화를 건다. “어디야?” 거의 매번 묻는 질문 중에 하나일 것이다. 물론 통화 상대가 어디 있는지 파악한 다음 약속 장소나 시간을 정하기 위해서 “어디야?”라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꼭 목적이 있지않아도 이렇게 묻는다.  “넌 어디 있니? 너 거기 실재로 있긴 한거니? 난 지금 여기 있는데.”    이런 질문 같기도 하다. 서로 같은 장소에 마주보고 대화를 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통화 상대방의 실존(?)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음성은 디지털 신호로 바뀌어 전파를 타고 전달되다. 상대의 휴대전화에 전달된 디지털신호는 디코드되고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음성으로 바뀐다. 전달 과정에의 효율을 위해 약간의 잡음과 노이즈가 섞인 발신자의 음성을 상대방이 듣게 된다. 이 과정이 어디에선가, 눈에 보이지 않고 이루어진다. 상대방의 실존은 전적으로 발신자나  수신자의 ‘마음’ 속에 있다. 유선전화의 경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