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06일
제목을 보고 들어왔다면 아마 OSMU라는 말이 무엇의 약자인지 알 것이다. 94년 즈음인걸로 기억하는데, 어느 강의에서 ‘컨텐츠’, ‘원소스멀티유즈’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시간이 지나서 최근. 아는 사무실에 놓인 기획안들을 호기심에 들춰보다보면 OSMU라는 말이 어김없이 들어가 있다. 그것도 One Source, Multi Use라고 풀어쓰는게 아니라 그냥 OSMU라고 쓰여 있다. 이게 무슨 보통명사가 되버린 듯 하다. 그만큼 업계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도 컨텐츠에 대한 논의가 퍼진것 같은데 사실 이런 상황, 좀 웃기다. 뭐냐면 OSMU라는 말을 쓸때 강조되는 것은 MU쪽이다. 그래서 OSMU라는 말을 쓰는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어떨까? OS? 별로 신경안쓴다.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등 컨텐츠 관련 회사 중에 돈을 좀 쥐고 흔드는 곳 중은 좋은 원소스를 개발하는데 별로 공을 안들인다. 영화 […]
2009년 11월 18일
전국의 고딩레탈리아여, 단결하라! 프레시안을 보다 보니 오늘 이런 기고 기사가 떴다. “전국의 고통받는 ‘고딩’이여, 단결하라” 첨엔 누가 어린 애들 선동하나 싶었다. 그런데 글쓴이가 고등학생이다. 게다가 이 친구, 주장을 이해하기 쉽게 참고서식으로 간략히 정리하기도 하고, 반대의견까지 미리 예측해서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수능거부 운동을 주장한다. 자, 다들 한번 읽어보시라. 이 고딩의 주장에 87.45982% 정도는 동의하기에 일단 소개한다.
2009년 10월 15일
<취업난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 10월9일 방영된 MBC스페셜의 제목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우리’는 20대다. 이 다큐는 취업준비 중인 20대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면접시험을 준비하는 동아리, 자소서 스터디를 하는 학생들, 영어공부하는 모습 등 취업을 준비하기위해 취업준비생들이 해야하는 활동들을 섞어가며 많은 시간을 인터뷰에 할애한다. 한일공동기획이라서인지 일본의 20대의 모습도 보여주는데 한국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취업준비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데 집중하고 있는 이 작품은 20대에 대한 논평을 배제하고 있다. 흔한 TV 프로그램이라면 우석훈 쯤 되는 사람이 나와서 한마디 할텐데 그렇지 않다. 나레이션이 끼어들긴하지만 상황설명 정도에 그친다. 분석하거나 논평을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작품 전반에 걸쳐 논평을 하고 있다. 바로 영상문법을 통해서다. 카메라는 취업준비생을 편안한 앵글로 바라본다. 그러나 카메라가 담는 방식은 […]
2009년 09월 28일
지난번 포스트에서 예를 들었던 <더 쉴드>의 주인공은 빅 매키 형사다. 한마디로 불량형사 캐릭터다. 그런데 불량 형사라는 말로 그를 단순히 얘기할 순 없다. 그는 소위 연애기사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인 ‘팔색조’ 같기 때문이다. 빅매키 형사는 악덕 형사다. 범인을 잡기위해 범인보다 더 악질같은 행동은 서슴치않는다. 범죄현장에서 증거로 발견한 마약을 그냥 꿀걱하는 건 우습다. 심지어 갱단의 어마어마한 불법자금을 통째로 가로채기도 한다. 빅매키는 자상한 아버지이자 한 가족의 가장이다. 그에게는 자폐증을 앓는 아들이 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온갖 정성을 다한다. 빅매키는 로맨스가이다.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동료형사와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거리의 창녀에게 연민을 느끼고 도움을 주기도 한다. 여자들을 대할때의 그의 모습은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한 사람이다. 빅매키는 스트라이크팀의 리더이다. 팀을 유지하기 위해 […]
2009년 08월 11일
사실 ‘캐릭터탐구노트’라는 섹션을 생성한 건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캐릭터라는 것에 대해 공부하려는 의도에서다. 그래서 기본 생각들은 여러가지 책들에서 출발하고 있다. 캐릭터에 대한 얘기들을 꼼꼼히 뜯어보고, 적용해고, 의문도 품어보면서 구체성을 갖으려는 것이다. 지난 두 포스트의 출발점은 로버트 맥기의 <STORY(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책에서이다. 물론 다른 책에서도 비슷하게 이야기하고 있기도 한데 맥기의 책이 좀 더 명쾌하고 실질적이다. 아무튼 오해가 없도록 포스트의 출발이 되는 출처를 밝혀둔다. 진정한 성격은 인간이 어떤 압력에 직면해서 행하게 되는 선택을 통해 밝혀진다. 그 압력이 크면 클수록 성격은 더 깊숙이까지 드러나게 되며, 성격의 핵심적인 본성으로부터 행해지는 선택은 좀더 진실성을 띤다.
2009년 08월 04일
미국 드라마 <The Shield>는 캐릭터라는 개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범죄율이 높은 동네의 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 속의 형사들은 해결해야할, 골치아픈 문제들에 항상 직면해있다. 즉, 인물에게 가해지는 압력이다. 그러나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들의 방식은 각자 다르기 마련이다. 성격에 따라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에 따라 인물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다. 시즌1 파일럿 에피소드에서 납치사건이 발생한다. 시간이 지체된다면 납치된 여자아이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형사 와겐바흐는 용의자를 분석하는 프로파일링 기법을 사용하여 접근한다. 용의자는 사건의 단서를 제공하고 다른 유력한 용의자을 제시한다. 와겐바흐 형사의 1차 성공. 다음 용의자를 심문하면서 와겐바흐 형사는 “지배성향이 강한 놈”이니하며 분명 범인이 맞다고 단정짓는다. 그러나 용의자는 범죄 자체를 […]
2009년 05월 23일
작년 6월 한창 시끄러울때 이 동영상을 통해서 처음 연설을 들었고, 마음을 움직이는게 있어 블로그에 옮겨적었었다. 오늘 서거 소식을 듣고 다시 찾아보았다. 혹 그를 기억하고자 하는 이가 있을까 싶어 포스트를 끌어 올린다. ——————————————————- 조선 건국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번도 바꿔보지 못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 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다. 그 자손들까지 모두 멸문지화를 당했다. 폐가망신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
2009년 04월 27일
오늘 검색하다가 우연히 우석훈의 블로그를 보았다. 그는 한 글에서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를 대학생 스펙경쟁이 정지된 곳’ 이라고 언급하며 신기해했다. (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http://retired.tistory.com/650 ) 현지조사 혹은 답사라고 부르는, 매년 봄, 가을에 한 지역을 정해 삼박사일동안 사오명 조를 지어 현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도 듣고 자료도 수집하는 그런 자리에, 올봄에는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와 같이 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아마도 그런 자리라 스펙쌓기와는 무관한 일에 열심인 학생들의 모습이 더 부각되었을 것이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후배들도 스펙경쟁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종종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인 학과의 분위기에는 동의할 수 있을 듯 하다. 다른 인문학 관련학과들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주말에 학교에서 만난 후배들의 모습도 그랬다. 유네스코에서 […]
2009년 04월 25일
대중문화를 다루는 블로그나 기사 등에서 ‘캐릭터’라는 말을 많이 쓴다. <내조의 여왕>의 캐릭터가 좋다느니, <무한도전>캐릭터 점점 식상해져간다는 등등. 그런데 좀 밑도 끝도 없다. 좋다니? 뭐가 어째서 좋다는건지 별다른 코멘트없이 리뷰를 쓴다. 아마도 ‘캐릭터’라고 하면 모두들 아는 무언가가 있는 듯 하다. 시나리오 작법, 희곡 작법 등등의 책들을 뒤적여 보면 캐릭터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캐릭터란, 어떤 인물이 갈망하는 것이 있고, 그 목적지를 향해 갈때 그것을 방해하는 압력이 있게 마련이고, 그러한 압력의 상황에서 그가 취할 수 있는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 한가지를 선택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대략 이런 식이다. 이때 압력은 강할 수록 좋고, 선택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일수록 좋다. 이것과 관련해서 한가지 떠오르는 […]
2009년 03월 19일
부천만화정보센터에서 주최하는 세미나가 있었다. http://www.bcic.or.kr/board/board.asp?idx=640&intBnum=170&strMode=view 아래는 제3자 입장에서 얘기를 들으면서의 개인적인 느낌들이다.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 만화가협회 회장님은 웹툰 관계자들을 “여러분~”이라고 표현하고 웹툰쪽 관계자들은 “만화계와 대화를~”이라는 식의 지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독자입장에서는 다같이 그냥 만화인데 당사자들은 완전히 구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건 좀 우스운 상황인 듯 했다. 이런 분위기는 세미나 내내 감지되었다. # 포털의 다른 서비스들의 색깔과 비슷하게 네이버와 다음의 웹툰 서비스의 운영에 대한 부분도 차이가 있는 듯 했다. 작품의 성향이 아니라 운영의 방향에 대한 부분이다. 네이버는 철저히 플랫폼 사업자의 입장으로 최대한 개입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받았고 다음쪽의 경우는 웹툰과 관련한 마케팅, 부가가치 창출 등에 대해서도 개입하려는 생각이 […]
2008년 11월 19일
이제 초등학생들까지 같은반 친구들과 암투를 벌여야 하는 시대다. 가히 초(超)경쟁이라 할만하다. 물론 어느 기사에 실린, 책상 가운데 가방을 두고 시험을 보는 장면은 예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바뀌었다. 전국을 단위로 1등에서 꼴찌까지 줄을 ‘정확하게’ 세울수 있고, 1등학교 꼴찌학교도 ‘정확히’ 가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 시험날 풍경은 그에 비하면 여유로웠다. 컨닝을 해도 뭐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으니까. 이런 살벌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중국 간차오 감독의 다큐 <붉은 경쟁>의 다음 씬을 보라. 굳이 말이 필요없다. 훗날 이 아이들은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게 될까? 금메달을 딴 체조선수는 그래서 행복해질까? 한편으로, 이후의 끊임없는 경쟁에서 낙오되어 평범한 길을 가게 될 많은 아이에게 어린 시절을 어떻게 […]
2008년 10월 07일
예~전에 새벽녘에 하는 라디오 방송 앞뒤에 캠페인성 멘트가 흘러나왔었다. MBC였는지 KBS였는지 모르겠다. 왠지 멋있어서 그걸 외웠었는데 그게 생각이 났다. 최진실씨의 자살이 과거의 기억을 끌어냈다. 정확하고 온전한건 아니지만 옮겨 적어보면 이렇다. 나즈막하게 따라 읽어도 좋을 것이다. 카뮈의 소설 <전락>에 나오는 얘기를 아십니까? 주인공은 어느날 세느강을 건너다가 다리에 기대 울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납니다. 그러나 그는 그냥 지나치고 맙니다. 다리를 건널 무렵, 그는 등 뒤에서 나는 추락의 소리를 듣습니다. 지금, 누군가…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고있지 않습니까? * 이걸 기억하고 있는 비슷한 또래의 누군가 계시다면 수정해주시면 좋겠다. * 그러고 보니 <전락>은 아직도 읽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 겠다.
2008년 10월 06일
올해도 어김없이 좋은 작품들 잘봤다. 지원금이 끊기거나, 경영상의 문제로 폐지가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EBS EIDF팀에게 정말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한가지 이상한 점, 혼란스러운 점이 있어 이야기를 꺼낸다. 화면비에 대한 문제다. 뭔가 이상하다. 16:9의 HDTV화면인데 몇몇 작품들은 아래 위가 눌린 영상이다. 영화보다도 더 가로가 긴 종횡비다. 대부분의 다큐들이 인물중심으로 16:9나 4:3화면의 캠코더로 촬영이 되었을텐데… HDTV에 나오는 화면을 재보면 어떤건 2.27:1정도 된다. 아.마.도. 그 작품의 감독들이 의도적으로 이렇게 가로가 긴 화면으로 구성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래위가 눌린 화면인 <세상 끝과의 조우>의 경우 IMDB에서 찾아보니 DVD타이틀이 1.85:1 포맷이다. 약간의 차이가 나겠지만 원래 작품도 1.85:1 언저리의 종횡비 일 것이다. 이 화면을 가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