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20일

기억과 이야기

좋은 이야기는 기억에 남는다. 영화의 인상깊은 장면이 떠오를 수 있고, 드라마의 어떤 에피소드에서 내가 느낀 슬픈 감정이 기억 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이야기 속 모든 것들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기억에 남고 어떤 것은 그저 스쳐지나갈까? 이야기를 보고 들을 때 우리의 기억이 작동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지심리학에서 기억을 좀 더 세분한다. 연극을 한편 보고 있다고 하면, 이런 경우가 있다. “철수가 사생아였어? 아~ 그래서 철수가 그랬었던거구나~” “영희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그렇게 얘기했잖아, 그 대사 못들었어?” 그 대사를 못들었을까? 들었다. 청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배우의 대사는 감각기억으로 잠시 저장되었다가 단기기억으로 저장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작업기억 단계 즈음에서 의미있는 […]
2024년 06월 02일

연극 [비와 고양이와 몇개의 거짓말] 그리고 이야기

시간은 자정을 넘었다. 둘 만 남은 술자리에서 후배와 시시콜콜 이야기가 길어졌다. 실패한 연애사부터 가까운 사촌어르신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집안의 가족력까지.‘너 안가니?’속으로 가끔 이 말이 나왔지만, 듣었다. 그리고 또 나도 말했다. 필립스스마트전구가 만들어낸 무대조명같은 분위기 아래에서 이야기는 깊어져 갔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우린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걸까?’ 3월초에 본 연극 <비와 고양이와 몇개의 거짓말>이 떠올랐다.후타로라는 인물의 생일날 벌어지는 이야기다. 60세 생일을 시작으로 어린 시절과 생의 몇몇 지점의 생일날이 교차된다. 그저 생일날 벌어진 일들을 보여줄 뿐 흔히 말하는 ‘극적인 사건’이 없다. 그런데 후반부로 가면서 울컥 울컥 마음을 움직인다.뭐지? 이 연극?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흔한 가족사일 수 있는데 왜 나는 눈물을 글썽이는가 말이다. 연극 […]
2024년 01월 01일

이야기를 쫓아가게 만드는 미스터리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대부분 잘 읽힌다. 일부는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흥미진진하다. 소설 공장이다 싶을 정도로 작품을 끊임없이 내놓는데도 여전히 잘팔리는 그 만의 비결? 뭘까? ‘미스터리’가 그 해답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범죄물이 아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나 <삼나무의 파수꾼> 같은 작품도 해결되지 않은 수수께끼를 던져놓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아마도 그래서, 궁금증을 가지고 소설을 계속 읽게 만든다. 궁금증, 그러니까 설명이 안되는 불확실한 부분을 반드시 메꿔야 하는 뇌의 작동 기제가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가게 만드는 한가지 동력이 될 것이다.그래서인지 드라마 <동백꽃 필무렵> 이후로 이런 미스터리함을  멜로물에서도 극적 장치로 종종 사용된다. 범죄물이나 스릴러물이 아닌데도 말이다. 한쪽에서 알콩달콩 사랑하는데 주변에선 살인 사건이 […]
2023년 10월 27일

슬릭백 원리도 결국 인지 효율성 때문

요즘 인스타그램 피드에 지겹게 뜨는 장안의 화제, 슬릭백. 지난 글을 쓰면서 보니 슬릭백 춤이 공중부양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인 것 같다. “뇌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예측기계다” 프레임 단위로 보면 한 발이 땅에 분명히 닿는게 보이지만 연속해서 보면 공중에 떠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대략 시각 인지의 관점에서 추론해보면 이렇다. 발을 내딛는 동작은 되도록 크게, 빠르게 한다. >  움직임 때문에 시선이 주목되고,  뇌가 내딛는 발을 주된 시각 영역으로 판단하게 되면서 그 발이 떠있다는 정보가 우선하게 된다.  (움직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다.) 내딛는 동작 이후에는 다리 전체는 고정하면서 이동 방향으로 밀어주다가 살짝 발을 내딛게 한다. > 다리는 움직임이 없이 그대로 이동 방향을 […]
2023년 10월 24일

영상을 볼 때 튄다는 느낌은 왜

편집된 영상을 볼때 ‘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대개는 연속된 동작이나 상황에서 불필요하다고 판단된 중간 부분을 잘라내서 일정시간 ‘점프’한 경우이거나  갑자기 연결성이 없는 영상이 이어지는  경우다. 왜 이런 느낌이 들까? ‘뇌는 예측기계다’라는 관점으로 보면 ‘튄다’는 느낌은 뇌의 예측 실패에서 오는 일시적인 혼란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일상적인 시각 경험을 생각해보면 대개의 경우는 연속성을 갖는다. 나를 둘러싼 풍경들은 시선을 돌리는 것에 따라 이어져 있고 사람이나 자동차는 가던 방향대로 간다. 그런데 영상은 다른 시간과 상황의 것들을 임의로 이어붙였기 때문에 튀어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뛰어가는 장면을 장면을 보자.  앞 장면에서는 화면 상으로는 오른쪽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뇌는 미리 이 사람이 […]
2023년 09월 08일

아름다운 얼굴이란 쉽고 빠르게 인지할 수 있는 얼굴이다

아름다운 얼굴은 시선을 끈다. 성인만이 아니다. 태어난지 며칠 되지 않는 아기도 아름다운 사람을 더 오래 쳐다본다고 한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얼굴에는 우리의 본성 같은 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여러 이론들을 종합해보면 평균적이고 대칭적인 얼굴이고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특징들(성적 이형 性的 異形)이 조금 더 강조될 때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 얼굴의 미에 대해 문화적으로 학습된 요인들도 작용할 것이다. 평균적이고 대칭적인 얼굴에 대해서는 그것이 건강의 지표이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주로 설명한다. 그런데 ‘최적 인지 효율’ 관점에서 보면 평균적이고 대칭적이라는 것은 빠르게 인지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람의 얼굴을 파악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아주 중요한 과제다. 그래서 인간은 얼굴 인식 모듈이 따로 있다고 할만큼 – 이 […]
2023년 09월 07일

아름답다는 것은 최적의 인지 효율을 지녔다는 것이다

길가던 중 광고물 속 멋진 사진에 시선을 빼앗길 때가 있다.  ‘아름답다! 멋지다!라는 느낌’이다.  ‘아름답다’는 그 느낌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떤 대상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인지할 때 나타난다.  즉, 아름답다는 것은  가장 효율적으로 인지될 수 있는 특성을 지녔다는 의미이다.  신경미학에서 이를 ‘정보처리의 유창성(fluency)’으로 표현하는데, 실용적인 맥락에서 ‘최적 인지 효율성’으로 부를 수 있을 듯 싶다. 미(美), 아름다움을 이루는 것으로 균형, 대칭과 같은 조형적 요인이라던가 성적 선호와 같은 진화심리학적 요인 등 몇가지 개별적인 요소들을 든다.  그런데 우리가 미적 대상을 접할때 우리는 ‘아름답다! 멋지다!’는 느낌을 지속하고 그 과정 중에 그 대상이 지닌 여러 아름다움의 요소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즉, 미감이 미의 토대인 셈이다. 이걸 생각한다며 개별적인 미의 […]
2023년 08월 04일

미친듯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우리들

일단 이 영상을 보자. 이 영상을 보면서 머리 속으로 무슨 일이 있어 났는가? 사람인 이상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받아들인 것들을 바탕으로 자동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저 삼각형과 원이 무어라고 거기에 이야기를 짓고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쨋거나 미친듯이 이야기를 지어낸다. 이야기를 지어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만 갖고는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는 건 아니고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는 이상 나도 모르게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야말로 ‘스토리텔링 애니멀’이다. 감정도 만들어낸다. 큰삼각형에게 몰린 원을 보며 긴장과 불안을 같이 느낀다. 감정을 드러내는 얼굴 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불안감을 느낄 구체적인 사건이나 상황이 주어지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감정을 만들어낸다.  어떤 대상이든 의인화하고 감정이입하는 경향이 있다. 고작 삼각형과 원의 움직임에도 […]
2023년 07월 20일

감정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배우의 감정연기는?

우리 얼굴에 어떤 표정을 인위적으로 만들면 그 표정과 관련된 감정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안면 피드백 가설) ‘하하하’ 소리내어 웃으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웃음치료가 이 이론의 적용사례일 것이다. 배우의 연기술과 연결해보면,  배우의 내재적인 감정이 얼굴의 근육을 움직여 표정을 만들 수 있겠지만 그 반대, 즉 의도적으로 얼굴 근육을 움직여 표정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다른 이론에서는,  감정은 뇌의 특정 부분이나 얼굴의 표정 같은 것들이 일대일로 대응하여 촉발되거나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뇌 안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외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과 관련해서, 신체 감각이 의미하는 바를 우리의 뇌가 구성해 낸 것이 바로 감정이라는 것이다. (구성된 감정이론) 이 […]
2023년 07월 16일

개소리는 ‘개소리’라 하자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_제임스 볼 워낙 많이 다뤄진 얘기라 새로울 건 없는데,  ‘개소리’라는 말은 기억해놔야 겠다. 거짓말은 어쨋건 진실을 왜곡하거나 덮으려는 의도를 가지지만  ‘개소리’는 진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지껄이는 것이다.  가짜 뉴스는 갖가지 개소리 중 일부일 뿐이다. 요즘 이런 개소리들이 창궐하지만 언론 뿐만 아니라 개인들이 커뮤니티나 SNS에서 대응하는 게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이다. A: 느그 애미 창녀 B: 야, 우리 엄마는 창녀가 아니야, 블라블라 ~~~ 팩트 체크 랍시고 들이밀어봐야 개소리꾼들은 또 다른 개소리를 내지른다.  ‘비대칭전쟁’이다. 그러면 결국 개소리는 개소리로 대응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A: 느그 애미 창녀 B: 느그 애비 윤석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
2023년 06월 19일

요즘 드라마 영화보면 대사가 너무 안들려

“요즘 드라마 보다보면 대사가 너무 안들린다”는 얘길 한다. 예전에 브라운관TV시절에 비해 기술적인 조건은 훨씬 좋아졌을텐데 어찌된 일일까? ‘ 한번 둘러봐야겠다. 일단,  우리는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는다.’ 사람의 인지구조 자체가 그렇게 생겨 먹었다. 아래 예시처럼 뒤죽박죽된 글자들도 찰떡같이 무슨 말인지 안다. Aoccdrnig to a rseearch taem at Cmabrigde Uinervtisy, it deosn’t mttaer in waht oredr the ltteers in a wrod are, the olny iprmoatnt tihng is taht the frist and lsat ltteer be in the rghit pclae. The rset can be a taotl mses and you can sitll raed it wouthit a porbelm. Tihs is bcuseae the huamn mnid […]
2021년 09월 13일

탈착식 책상 다리 대충 따라 만들어봄 Floyd Leg or Tiptoe Leg

인터넷 서핑하다가 우연히 보고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가격을 보니 그냥 책상을 사고 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199! 아무리 상판으로 여러가지 목재들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해도 굳이… 간단한 구조라 비슷한 제품도 있을 거 같은데, 일단 아마존을 검색하니 $48.98   , 그런데 철재라 운임이 꽤 들 것 같다. 이런 저런 검색어로 해보니 국내에 아마존에서 파는 거랑 같은(아마도) 제품을 판다. 63,360원(다리 4개 1세트) 글쓰면서 검색하다 보니 컬러 있는 제품도 다른 곳에서 판다. 녹색, 오렌지색.  50,000원  일단 검은색 다리로 주문을 했는데 이런거 어케어케하면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클램프랑 철제 다리만 붙이면 대충 비슷하게 될 듯한데, 일단 다리는 앵글로 하면 될 듯 하고, 클램프는 […]
2020년 05월 06일

Hello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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